달을 내 품에, 문라이트 마일(19금)
일평의 오타가키 야스오 작품으로 국내에는 2008년부터 출간되서 22권까지 나와 있습니다.
작가가 너무 바빠서 완결까지는 갈 길이 먼 작품이지만 1부 격인 16권까지의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로그에 소개해봅니다.
무모한 도전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두 명의 주인공, 사루와타리 고로와 잭 F 우드브리지(로스트맨).
2005년 최악의 기후 속에서 에베레스트 동반등정을 성공한 두 사람이 선택한 다음 도전은 우주.
우주로 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계속될수록 달로 향한 거리는 점점 가까워 집니다.
당시 세계는 화석연료 이후의 에너지에 대한 대안으로 달에 있는 헬륨-3를 선택하고 미국의 주도로
우주개발계획을 세우고 준비해 가는데 미국 주도 하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속속
나타나고 중국을 중심으로 다른 세력들이 뭉치면서 달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들간의 치열한 정치과
개발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작품의 카테고리로 보면 성인 SF만화라고 할 수 있는데 달 개발 또는 달 점령이라는 미래자산을
갖기 위해 충돌하는 세계 정세 속에 국가라는 이름에 가려진 정치, 경제, 이익 집단과 종교집단들
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숨막히게 돌아갑니다.
작가는 이런 세계적인 주도권 쟁탈전에서 주인공들의 도전은 대의를 위한 소모품처럼 이용되지만
달 점령 이라는 대의를 이루기 위해 뿌려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을 스토리 전체를 통해
보여 주려고 합니다. 에피소드 중에 간혹 '침묵의 함대'처럼 국수주의적인 저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는데 일평에서의 시선을 보면 그런 작가는 아니라고 봅니다.
두 명의 주인공 중에 좀 더 서민적인 사루와타리 고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벌어지고
우드브리지(로스트맨)는 정치의 중심에서 고로의 경쟁자로 스토리의 다른 축을 이끌어 갑니다.
두 주인공의 우정과 경쟁, 가족, 동료, 사랑...그리고 대의.
소시민들에게 '대의'라는 것은 결국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하는 최후의 명분일 겁니다.
일평에서도 그랬듯이 '대의' 속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이 동일할 수는
없지만 '대의'를 위해 포기한 많은 소시민에게 자부심을 주고 드러나지 않은 영웅들에게 영광을
돌리면서 희생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봅니다.
성인만화다보니 없어도 될 과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극사식주의 메카닉의 최고봉이라는
작가에 대한 평가를 감안해서 감상하면 훨씬 좋은, 손꼽을 만한 SF작품입니다.
엄지척,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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